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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루기의 심리학: 왜 우리는 미룰까?

by 보고남 2025. 9. 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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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는데도 자꾸 미루게 되는 경험, 다들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. 저는 특히 마감이 없는 일에 유독 약했습니다. 글쓰기, 운동, 자기계발 같은 건 "내일 해도 되겠지"라는 생각에 자꾸 뒤로 미뤄졌죠.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. 이건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, 우리 뇌의 작동 방식 때문이라는 사실을요.

미루기의 뇌과학적 원인

우리 뇌에는 쾌락을 추구하고 불편을 회피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. 해야 할 일이 어렵거나, 결과가 불확실하거나, 혹은 감정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할 때, 뇌는 그 일을 '위협'으로 인식하고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. 이때 작동하는 것이 바로 편도체(amygdala)인데요, 감정적 불안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더욱 강하게 미루게 됩니다.

그에 반해 미래를 계획하고 통제하는 능력은 전두엽(prefrontal cortex)이 담당합니다. 문제는 이 두 영역이 항상 협력적이지 않다는 것. 결국, 미루기란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, 뇌 속 두 시스템 간의 충돌이라는 설명이 가능해집니다.

저는 이렇게 실천해봤습니다

이 사실을 알고 나니, 억지로 '의지'를 끌어내는 것보다 환경과 구조를 바꾸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.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해봤고, 그 중 효과를 본 것을 소개해드릴게요.

1. 시작의 문턱을 낮춘다

예전에는 '운동해야지'라고만 생각했지,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었습니다. 지금은 "운동화 신고 3분만 걷는다"처럼 시작 조건을 말도 안 되게 쉽게 설정합니다. 시작이 되면 대부분 그 이상 하게 되더라고요.

2. 미루고 있는 일을 글로 적는다

막연한 불안은 뇌를 긴장시킵니다. 그래서 저는 자주 쓰는 노트 앱에 '왜 이 일을 미루고 있는지' 적어봅니다. 생각보다 간단한 이유일 때가 많고, 적는 순간 그 일의 실체가 명확해지면서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집니다.

3. 보상 시스템을 만든다

'딱 이거 끝나면 커피 한 잔'이라는 식의 즉각적인 보상 구조도 유용했습니다. 도파민 시스템은 즉각적인 보상에 민감하기 때문에, 미래의 큰 보상보다는 당장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이 더 강력하게 작용하더라고요.

정말 안 될 때는, 그냥 2분만 해본다

제일 효과가 있었던 건 이겁니다. 어떤 일을 미룰 때, 그냥 타이머를 2분만 맞춰두고 해보는 거예요. 그 짧은 시간에 집중을 시작하면, 생각보다 오래 하게 됩니다. 행동이 감정을 바꾼다는 말처럼, 몸이 먼저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갑니다.

마무리하며

미루는 건 누구나 하는 일입니다. 중요한 건 '나는 왜 미루고 있을까?'를 이해하고, 뇌가 반응하기 좋은 환경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이죠. 불완전하더라도 한 발 내딛는 것,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.

오늘도 미루고 있던 일이 있다면, 그냥 2분만 해보세요. 시작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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